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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 탱고이야기

기대가 크면 물 먹는다 - @소피아 Sofia 탱고 밀롱가, 불가리아 Bulgaria

by NomadJJ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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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 밀롱가 in 소피아 Sofia, 불가리아 Bulgaria

수요일에 매우 즐거웠던 기억으로 나는 오늘 매우 설렜다. 수요일에 만났던 친구들도 모두 일요일 밀롱가를 추천했다. 흠.. 이미 안면, 춤을 튼 사람들도 있으니 오늘은 플러스로 더 재미있겠지?

 

일요일 밀롱가는 비토샤 거리의 시작점에서 도보 5분 내로, 찾아가기 쉬운 위치에 있었다. 밀롱가 입구에서 지난 밀롱가에서 알게된 A 를 만났다. 오늘이 친구 생일 밀롱가라서 케이크를 준비해 가는 길이라고 한다. "너 유튜브 영상 찍는 거야? 안에서 보자~" 유쾌하게 들어간다. 이번 밀롱가 건물은 찾기가 쉽다. 대로변에 누구도 알아볼 수 있게 간판이 있고 문도 열려 있어서 열려라 참깨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지난번 밀롱가보다 규모가 컸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아는 얼굴이 몇 보이니 기분도 좋다.

 

 

일요 밀롱가 Sofia, Bulgaria

 

 

이곳 밀롱가와 서울의 밀롱가의 다른 점은 이 사람들은 춤을 열심히 (많이) 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 대부분이 그랬다.) 대부분의 공간이 플로어로 구성된 우리 밀롱가들은 구조부터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즐길만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탱고 오나다를 보면, 플로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춤을 추지 않는 순간에는 서 있을 공간도 충분치 않다. 하지만 유럽의 밀롱가들은 대화의 공간이 많다고 할까? 이 곳도 절반이 플로어이고 절반가량이 소셜을 위한 공간이다. 여름방학을 막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은 춤보다 대화가 고팠나 보다. 모두 둘러 서서 이야기꽃 피우기에 여념이 없다. 낯선 이방인에다 사교력 제로인 나는 역시 대화에 툭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우리 팀 소셜을 맡고 있는 남편도 역시 다리 부상으로 기량을 펼치지 못한다. 다리가 다쳤는데 왜 말을 못 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탱고판이 그렇다.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춤을 같이 추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대화까지 움츠러들게 한다. 게다가 우리는 이방인이잖아! 

 

흠.. 그럼 춤이라도 춰야 하는데 지난번에 만났던 사람들과 까베세오는 번번이 실패다. 생일 파티를 위해서 모인 자리여서인지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사람들은 대부분 춤을 추지 않고 수다 삼매경이다. 그러다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자기들끼리 춤을 추고 다시 수다... 좀처럼 나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플로어는 대부분 초급 어르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오늘은 슬슬 망한 각이라는 기운이 몰려온다. 

 

오늘 까베세오는 폭망이지만, 한번 춘 사람이 나하고 또 추지 않는다면 그건 내 책임이니까 불평하진 않겠다.ㅎㅎ 밀롱가 분위기를 즐기기로 한다. 소피아에도 페스티벌이 있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꽤 크다. 300-400명 가량이 모인다면 유럽에서는 크다고 할수 없지만, 큰 이벤트가 없는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꽤 큰 규모이다. 평판도 나쁘지 않다고 들었는데 우연히 페스티발 오거나이저를 만나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수제 생일 케이크는 무척 맛있었고, 오늘 무료로 나눈 와인도 맛있었다. 하지만 분위기 구경도 한두 시간...

 

"까베세오 시도도 지쳤어. 이제는 추자는 사람하고 아무나 추겠어!"

 

오... 모든 땅게라들은 안다. 이 생각이 들면 망한 거라는 걸. 와인을 가지러 가서 옆에 있는 남자분이 춤을 권했다. 췄다. 망했다. 그래. 이런 날도 있는 거다. 대부분 이런 날인 게 문제이긴 하지만, 자~이걸로 됐어. 또 다른 내일을 위해서 우리는 과감하게 철수하기로 한다. 오늘도 역시 투명인간이었던 남편은 다음에 다리가 다 나은 후에 재도전하겠다고 결의를 다진다.

 

정원의 도시, 소피아에서의 따뜻했던 추억과 함께 밀롱가 투어, 가끔은? 아니 자주 외롭고 쓸쓸하고 가끔? 아니 자주 까베세오는 실패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것은 신난다. 

 

 

춤 공간 만큼 넓은 소셜 공간, 다들 얘기만 해 ㅜㅜ....


Sofia, Bulg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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